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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랑군 일기

또 다른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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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비도내리고, 귓가엔 조용한 음악이 흐른다.
또 병이 도졌다. 나도 알아보지 못하고 남도 알아보지 못할 글을 쓰게 되었다.
이놈에 사랑타령..

사람은 .. 산다. 살아간다. 그리고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기억을 갖게된다. 자신이 살아온 시간에 대한 기억이다.
그리고 기억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희미해진다. 그리고 그 희미해진 자리 위에 새로운 기억이 자취를 남긴다.

그리고 기억은 지난 시간에 대한 느낌으로 자리잡는다.
'그땐 그랬지.. 그땐 좋았었지..그땐 싫었는데..'

이렇게 누군가와 과거의 기억을 공유하거나 지난시간을 거슬러 되짚다보면, 가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때가 있다. 연애소설이나 로맨스 주인공들의 운명적인 엇갈림 같은것 말이다....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게된것은 내 기억을 동생과 공유하던 와중에 나의 기억과는 다른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며칠전에 동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중 우연히, 나의 지나간 인연들에 대해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중에 한 사람은 동생에게 이런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단다.

'네 오빠는 정말 똑똑한 사람이야.'

동생은 나의 인연이었던 그분의 이야기가 너무도 진지하여 그 이후로는 '우리 오빠는 정말 똑똑한 사람이야'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의 기억 속에 그분은 그런 이야기를 했을것 같기도 하고.. 전혀 그랬을것 같지 않기도 하고..
사실 잘 모르겠다. 좋았던 기억도 있지만 수없이 싸운 기억들과. 결국 성격이 맞지 않는것 같다며 인연을 끊기를 종용했던 나였기에...
그분은 나를 부정적으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믿어왔고.. 그 믿음에 근거하여 나도 그분에 대해 싫은 느낌들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있었는데... 순간 내 자신이 부끄러워 졌다.



별일 아닌일을 거창하게 써내는 것이 참 우습지만. ...

기억이란것은 참으로 믿을것이 못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편협한 이기심과, 자기방어로 가득한 기억속에 삶에 대한 기억은 왜곡되고 뒤틀리기 마련인가 보다...

이자리를 빌어 그분께 감사를 드린다.

P.S 앞으로 행복이 가득한 가정을 꾸리시길 바라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