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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랑군 일기

종묘. 그리고 신줏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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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바닥을 밥먹듯이 드나들때도 한번 가볼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그저 먼발치서 입구나 보고.
사진속에 종묘가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저길 가볼까 하는 생각만 했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도 그저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었는데.
그녀가 가고싶다는 통에 한번 들르게 되었다.


종묘.

종묘는 토요일만 자유 관람이 가능하다.
주중에는 시간표에 맞추어. 안내원의 안내 멘트를 들으며 관람이 가능하다.

매시각 20분에 시작되는데 안내원의 안내가 꾀나 재미있다. 귀도 솔깃하다.

일단 들어서면 이렇게 세 단으로 된 길을 마주하게 된다.
가운데 가장 높은 길이 귀신이 다니는 길이란다.  신로(神路)라고 하였나.. 무튼 나머지 우측길에는 왕이. 좌측 길에는 세자가 걸었다고 한다.
정전이 제일 중요한 곳이고(태조가 있으므로), 그다음으로 영녕전.. 이있다.


정전

정전은 총 19실로 19위의 왕과 30위의 왕후의 신주가 모셔져 있다.
공덕이 높으신 왕들이 모셔져계신곳이다.

서쪽. 좌측부터가 시작이고 우측이 끝이며.
한번에 크게 지은것이 아니라 좌측은 배흘림 양식으로 배가 불뚝한 기둥으로 되어있고.
우측은 사다리꼴 모양의 기둥으로 이루어져있다.
즉 처음에는 조그만했으나. 점점 크기가 커져 오른쪽으로 확장하였단다.


영녕전.

태조의 선대왕을 추존왕이라고 부른다. 그들은 살아 생전에는 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튼 추존왕과. 정전에 모셔지지 못한 분들이 모셔져있는곳이다.

총 16실로 15명의 왕과. 17위의 왕후 그리고 조선의 마지막 왕자.. 영왕이 모셔져있다.

영왕에 대해서는 영친왕으로 잘 알려져있는데. 어디에서는 의민 황태자라고도 불리고.
영친왕을 영왕으로 부르는 것은 .. 친일에 친자라 하여 뺏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혼백. 향과. 술.


안내원의 안내중에 참으로 재미있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것은 제사를 지낼때 향과, 술을, 쓰는 이유였다.

사람은 음과 양의 기운으로 이루어져있다. 이것이 즉 혼백이다.
혼은 양의기운을 백은 음의기운을 말하며 이중 백은 신체를 일컫는다.

죽어서 양의 기운인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음의 기운인 백, 즉 몸은 땅에 묻힌다.
그리하여 제사를 지낼때는

향을피워 혼을 모시고, 향이나는 술을 땅에 부어 백을 위로함이라고 하니,
나름 의미가 있다.


신줏단지와 신줏단지 모시듯 한다.

제사를 지내는 것은 혼백을 기리고 위로하는 것이다.
그런데 혼은 하늘에 갔으니 내려오면 되지만, 몸을 의미하는 백은 이미 땅속에서 썩어 없어졌다.
그래서 대안책으로 나온것이 신줏단지인가보다.

이 신줏단지라는 것은 30CM 정도 되는 나무상자에 사방에 구멍이 뚫려있는 형태의 목함 이라고 한다.
나무로되어있는 이 함에 구멍이 뚫려있는 이유는 혼이 자유로이 드나 들어 백을 만날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작은 물건 하나에도 음양오행과 그들의 사상인 유교를 철저하게 반영한것이다.

이 유교의 산물인 신줏단지와 위패는 전쟁이나거나 왕이 자리를 비우는 비상시가 되면, 가장 먼저 챙겨졌다고 한다. 하늘이 내린 왕이 가장 소중히 여기고 보살피었다는 것을 보면 얼마나 중요한 물건이었겠는가.
그리하여 종묘는 임진왜란때에 전소되어, 후대에 재건하였지만(1604년) 신줏단지만큼은. 단한번도 소실된적이 없다고 한다.
단한번도 변고가 없도록 관리하였으니 가히 신줏단지 모시듯 한다고 할만하다.

몇자 더 덧붙이자면,
신주는 나무로 만든 조상님의 목패를 말하지만
신줏단지는 조상님의 이름을 넣은 작은 단지를 말한다.

그리고 단지라고 부르는 것은 키가 30cm가 넘지 않는 항아리 혹은 함 종류의 작은 것들을 일컫는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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